요즘 한국신문은 박근혜당선인이 정부요직에 누굴 인선할지를 추측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인사 스타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2000년대 초반 Xerox 사가 부도 위기에 몰렸을때 CEO를 맡아 Xerox사를 다시 일으킨 Anne Mulcahy라는 사람이 있다. HP의 Carly Fiorina 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CEO 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문제를 푸는 순서에 대해 언급을 했다. 물구덩이에 빠진 소를 비유했다. 소가 물구덩이에 빠졌을때 해야할 일은: 첫째, 소를 물구덩이에서 꺼낸다. 둘째, 소가 왜 물구덩이에 빠졌는지 밝혀낸다. 끝으로, 소가 또다시 물구덩이에 빠지지 않도록 조치한다. 자신이 Xerox사를 위기에서 구할때도 이런 철학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2001년에 일어난 911 사태는 진주만공습과 함께 미국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 그러나 911 사태로 인해 책임을 지고 물러난 미국 관료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2002년 말에 부시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FBI 국장 등 몇몇 간부들에게 911 사태를 수습한 노고와 재발방지책을 수립한 공로를 인정하여 훈장을 수여했다. 부시대통령은 훈장을 수여하며 "Don't let this happen again" 이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한국 같았으면 911 직후에 책임을 지고 잘렸을 사람들이 대통령훈장까지 받다니! 문제해결과 재발방지를 우선으로 하는 미국시스템과 누구 책임인지를 먼저 따지는 한국시스템의 차이를 보여주는 일화다.
미국 인사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전문성 중시와 연속성 보장이다. 알랜 그린스펜 前미국 연방 준비위원장은 쥴리아드 음대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하다가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변신한 재미있는 배경을 가진 사람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가 1987년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한국은행 총재에 해당하는 연방준비위원장에 임명된 후 4년 임기의 연방준비위원장직을 5번이나 연임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는 레이건과 같은 공화당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그 중간에 클린톤이 8년간 대통령을 할 때도 클린톤은 그린스펜을 자신의 민주당 측근으로 교체하지 않았다.
큰 사건만 터지면 책임자 문책이 최우선 과제이고 장관 평균재직기간이 고작 1년인 우리나라 인사 스타일. 새 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에 생각해 봐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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