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07, 2013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영국인 대철씨...


삼성전자 산호제법인에 근무하는 후배한테 연락이 왔다. 미국 동부로 발령이 나서 곧 떠나게 됐다고 한다. 그의 새로운 상사가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대철씨란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삼성전자에는 David Steel 이라는 영국인이 근무한다. 삼성 내에서는그글 부를때 철(Steel)전무 또는 대철씨 (David의 대 + 철) 라고 부른다. 삼성그룹 최초의 외국인 임원 기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내 후배가 바로 그 사람 밑으로 가게됐단다. 정말 좋아하는 후배인데 너무 기쁜 소식이다.

대철씨는 1990년대 말에 삼성그룹 인하우스 컨설턴트로 삼성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가 최초로 맡은 프로젝트에 내가 참여하는 바람에 그를 알게됐다. 대철씨가 일하는걸 옆에서 보면 어쩌면 저렇게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그런 그가 입사 후 일년 쯤 된 시점에 나한테 전화를 걸었다. 삼성을 그만둔단다.  퇴사 이유를 물었더니 "삼성은 룰도 잘 안지키고, 프로세스도 엉망이고, 의사결정이 너무 주먹구구식이고..." 하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대부분 그의 말에 나도 공감을 했기에 잘 가라고 인사만 해줬다. 대철씨는 맥킨지 영국오피스로 자리를 옮겼다.

그 후 일년 쯤 후에 대철씨로부터 다시 전화를 받았다. 삼성으로 다시 돌아왔단다. 이유를 물었더니 맥킨지는 너무 룰과 프로세스만 앞세우고 삼성처럼 다이나믹한 맛이 없더란다. 맥킨지에 있는 동안 삼성이 많이 그리웠단다. 아무튼 재입사 이후에 대철씨는 눈부신 활약을 하였고 현재 삼성전자 북미총괄의 전략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에 너무 많이 놀라서 이제는 왠만한 화제거리로는 놀라지도 않는다. 이번 CES 도 삼성전자가 참가회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전시장을 운영한다고 한다. 아직 삼성에 남아있는 친구와 선후배께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Do Well 만 하는 회사가 아닌 Do Good & Do Well 을 동시에 하는 회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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