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03, 2013

수퍼볼을 보면서...

여지껏 내가 관람한 수퍼볼 경기 중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샌프란스시코 49ers의 구단주가 한국인이라서 은근히 49ers가 이기기를 바랬는데 조금 아쉽다.

운동선수가 말을 참 잘한다!!! 경기 후 수퍼볼 MVP인 볼티모아 래이븐스 쿼터백 인터뷰 중 느낀 소감이다. 유머도 적당히 섞어가면서 동료들 칭찬해 주는 것도 잊지 않고... 마치 인터뷰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온 사람처럼 말을 잘한다.

아들놈이 미국에서 중학교 시절 레슬링을 했다. 아들이 시합이 있는 날이면 종종 응원을 하러 갔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장에 올때 백팩을 하나씩 매고 온다. 백팩안에는 책이 가득 들어있다. 이들은 자기 시합이 없을때면 경기장 바닦에 엎드려서 숙제를 한다. 운동선수라고 해서 선생들이 성적을 매길때 봐주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인데다가 자칫 성적이 떨어지면 운동팀에서 방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운동선수들도 공부할걸 다 하면서 운동을 하다보니 프로농구선수 출신 상원위원 (Bill Bradly) 이 나오는가 하면, 프로선수 생활을 마치고 의사나 변호사로 활동하는 사람도 여럿 있다.

오래전에 한일전 축구경기에서 한국이 승리한 직후 한 선수의 TV 인터뷰 장면이 기억이 난다. 기자가 "한국팀은 한일전에 유독 강한면이 있는데 그 비결이 뭐냐?" 라고 질문을 했다. 선수의 대답은 "일본한테 지면 감독님한테 맞아죽어요!" 였다. 아무리 그게 사실이더라도 TV 인터뷰에서 할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대표 정도면 TV인터뷰에서 할말 안할말 정도는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더 한 것은 그로부터 몇 년 후 WBC 야구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이 확정된 후 이승엽선수의 인터뷰다. 기자가 소감을 물었다. 이승엽선수의 대답이 내 피를 거꾸로 흐르게했다. "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미 군 면제를 받았지만 아직 군대 문제가 해결 안된 후배들이 이번에 군 면제를 받게되서 너무 기쁘다" 라고 한다. 이게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서 양성한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전 국민이 시청하는 TV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말인가???

수퍼볼 MVP 인터뷰를 보다가 생각이 엉뚱한데로 흘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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