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04, 2013

맥아더장군의 통역관...

요즘 영어번역서를 3권을 동시에 읽고 있다. 한권은 시작한지 몇 달 됐고 2권은 최근에 시작했다. 바쁘기도 하고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언제 끝날지 기약은 없다.

번역서를 읽을 때마다 좀 어색한 부분이 나타나면 "나 같았으면 이렇게 번역을 했을텐데!" 하며 혼자서 중얼거려 본다. 특히 스토리전개를 고려하지 않은 직역이 많은 책, 그리고 제목이 제대로 번역이 안 된 책은 왠지 번역가가 좀 게으르거나 서툴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 싫어진다.

"Good to Great" 라는 경영서적이 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경영자들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책이다. 한국에서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제목으로 출판이 됐다. 왠지 제목이 좀 길고 촌스럽다. 만약 나보고 번역을 하라면 "일류에서 초일류로" 라고 번역을 했을것 같다.

"Sparks of Genius" 는 "생각의 탄생" 이란 책으로 번역이 되어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나는 솔직히 이보다도 번역을 더 멋지게 할 자신이 없다. 아주 간결하고 책의 내용과도 잘 부합하는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Outliers" 나 "Inside Apple" 등은 구지 번역을 하지 않고 "아웃라이어", "인사이드 애플" 등으로 그대로 놔둠으로서 내용 전달이 더 잘되는 것 같다.

번역/통역에 대한 일화가 많다. 그 중 하나는 맥어더장군 관련된 일화다. 우리나라가 해방이 된 후에 맥아더장군이 한국을 방문하였다. 그가 가는곳 마다 수많은 인파가 그를 구경하기 위해 모였고 그의 연설을 듣기를 원했다. 맥아더는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이 그렇듯이 서두에 농담을 몇 마디 던지고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통역사들이 맥아더의 농담을 제대로 한국말로 옮기지 못하다보니 맥아더가 펀치라인을 날렸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웃는사람이 없어서 맥아더가 맥이 빠지곤 했다.

그래도 맥아더는 어디를 가나 미국에서 하는 식으로 연설 서두에 농담을 몇 마디씩 했다. 최소한 그 자리에 있는 극소수 미국 사람들이라도 웃기고자 했다. 하루는 맥아더가 농담을 하는데 통역사가 직역을 하는 대신 이렇게 통역을 했다. "여러분, 지금 맥아더장군이 여러분을 웃기려고 하니까 내가 웃으라고 하면 웃으세요". 맥아더가 몇 마디를 더 했다. 통역사가 "여러분 아직 아닙니다" 라고 했다. 맥아더가 말을 끊을때마다 통역사는 "아직 아니에요!" 라고 짧게 한마디를 던졌다. 드디어 맥아더가 펀치라인을 날렸다. "여러분 이제 웃으세요!" 관중들이 강당이 떠나갈정도로 크게 웃었다.

연설을 마친 후 맥아더가 그 통역사를 불렀다. 맥아더는 통역사에게 "당신은 내가 여지껏 본 통역사 중 가장 훌륭한 통역사다" 라고 칭찬을 하며 자기의 전속 통역사가 될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3 comments:

Unknown said...

맥아더 장군의 일화를 처음 접했는데 너무 재미있네요! 이제 막 번역가를 생각하고 여러가지 준비중인데 초보 번역가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번역하면 읽는 사람에 글의 행간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Gibs Song (송승구) said...

저도 번역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구요, 특히 두꺼운 서적은 엄두도 못냅니다. 두서없이 말씀 드리면, 첫째 원문을 읽어가면서 번역하지 말고 원문을 여러번 읽어서 완전히 자기걸 만든다음에 번역을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구요. 그 다음은 아무리 시간이 급해도 이사람 저사람한테 나눠서 번역을 시킨는건 금물입니다. 누더기를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끝으로 어떤 문서를 작성해도 마찬가지지만 자기 눈높이가 아닌 읽는사람의 눈높이로 작성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구요...

Unknown said...

번역서중 마음에 남는 책이나 내용이 이상하게 이해가 안가는 책은 원서를 꼭 찾아봅니다. iBooks Sample로 보면 목차를 바로바로 볼수있어서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