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야후가 도산하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야후가 어려웠었다. 그런데 야후의 주가가 작년 9월 1일 기준으로 38%나 올랐다고 한다. 그 어느 인터넷 회사보다 좋은 실적이다. 구글에서 영입한 CEO 가 참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야후만 보면 떠오르는 친구가 하나 있다. 90년대 초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같이 근무한 ㅈ 라는 친구가 그다. 공학박사였다. 아주 샤프한 친구였다.
당시는 인터넷 초창기였다. 네트스케이프가 나오기 전이어서 웹브라우징이 매우 불편했다. 북마크 기능이 없다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사이트를 다시 가고 싶어도 그걸 못 찾아서 한참 헤매곤 하던 시절이다.
부지런한 ㅈ 는 쓸만한 사이트를 접할때마다 URL을 엑셀파일에 꼼꼼히 저장을 해뒀다. 그의 엑셀파일에는 지난 몇 년간 모은 수천개의 유용한 사이트들이 항목별로 잘 정리되있었다. 동료들은 원하는 웹사이트 정보를 얻기 위해 ㅈ 에게 담배와 커피등을 "상납"하며 구걸을 하곤했다. 그럴때마다 ㅈ 는 큰 인심을 쓰듯 웹사이트 한~두개씩 찔끔 찔끔 알려주곤 했다.
동시기에 제리양이라는 스탠포드 학생도 비슷한 파일을 만들었다. 제리양도 그의 친구들로부터 웹사이트 정보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았다. 제리양은 기쁜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했다. 처음에는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다가 나중에는 친구들의 편의를 위해 아에 자기 파일을 서버에 올려놨다. 이번에는 거꾸로 친구들이 거기에 살을 붙여줬다. 파일은 제리양이 서버에 올릴때에 비해 훨씬 방대해졌다. 그 파일의 존재는 입소문을 타고 학교전체에 퍼졌고, 급기야 미국 투자가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곧이어 야후라는 디랙토리 서비스 기반의 회사가 만들어졌고 제리양은 20대에 억만장자가 되었다.
내가 ㅈ 에 대해 마지막 들은 소식은 2000년대 초반에 회사를 그만두고 학원강사로 일한다는 소식이었다. 정보는 공유할수록 그 가치가 커진다는 것을 ㅈ 가 미리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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