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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y 27, 2013

부자가 되려면...

나는 church goer에 더 가깝기는 하지만 아무튼 기독교를 종교로 삼고있다. 하나 배우고 두개 까먹을지언정 성경공부도 한다.

나는 두군데 성경공부에 참석을 한다. 하나는 내가 속한 한국인교회에서 월 1회 갖는 구역모임이고, 다른 하나는 나와 비지니스 관계로 만난 Christian businessmen 들끼리 매주 금요일 오전에 조찬을 겸해 갖는 모임이다. 첫번째 경우는 모이는 사람이 모두 한국사람들이고 두번째 경우는 다인종인데 반 이상은 백인이다.

지난 주 한국사람끼리 하는 성경공부가 있었다. 보통 다섯가정 정도 참석을 하는데 성경공부 후에는 오손도손 모여앉아 세상살아가는 얘기를 나눈다. P권사는 소규모 외식사업을 하고있는데 얼마전에 $100짜리 위조지폐를 실수로 받는바람에 큰 손해를 봤다며 하소연 한다. 세탁소를 하는 K집사는 어떤 손님이 옷을 찾아가고 나서 몇일 후에 다시 와서 자기 옷 내놓으라고 생때를 쓰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린다. 또 다른 K집사는 양로원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을 드렸는데 그 돈을 잃어버렸다며 아무리봐도 간호사가 훔쳐간 것 같다며 흥분을 한다. 참 순박하고 정이 많은 '보통' 사람들이다. 만약 내가 무슨 도움이 필요하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줄 좋은분들이다.

반면에 외국친구들과 하는 성경공부는 10명 정도가 고정적으로 참석을 하는데 나를 포함해서 2~3명을 제외하면 수천만불~수억불의 재력가들이다. 14인승 자가용비행기를 가진 친구도 있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를 들어 열심히 돈을 버는게 하나님 말씀을 따르는 거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다. 벤처투자가, 변호사, 대기업중역 등등 직업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다. 이 중 일부는 오바마를 공산당보다 더 미워한다.

이 모임도 공부를 마치고 나면 아침식사를 하면서 교제시간을 갖는다. 한번은 금 값이 $1200쯤 할때인데 John이란 투자가가 금값이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며 운을 뛰운다. 몇 달 후 금값은 $1800까지 치솟았다. 언젠가는 HP사에서 조세업무를 담당하다가 지금은 부동산개발을 하고 있는 Phil이란 변호사가 Silicon Valley 남쪽에 2만가구가 들어서는 대형 주택건설프로젝트가 곧 허가가 떨어질 거라는 정보를 흘린다. 또 다른 Phil이란 친구는 기술은 좋지만 부실경영으로 파산한 회사의 특허를 헐값에 매입했다며 이런 특허를 필요로하는 한국회사가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한다. 모임의 리-더인 Ken (자가용비행기 주인)은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유력한 사람중 하나인 테네시주 상원의원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며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그 자리에 나오라고 초대를 한다. 나같은 보통사람한테는 그림의 떡인 정보가 대부분이지만 아무튼 모일때마다 이런 고급정보가 1~2개씩은 꼭 나온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친구로 가져라! 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구역모임 멤버들... 내가 이사를 가지 않는한 내 곁에 있으면서 기쁨과 슬픔을 나눌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그들 중에는 내가 부자가 되는데 도움이 될 사람은 하나도 없다. 드라이크린을 할 때 조금 할인을 받는 정도가 전부다. 외국인 성경공부 친구들... 그들은 내 사업에 필요한 조언은 물론이고 미국 주류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다. 이 둘 모두 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친구들이다. 이런 좋은 친구들이 주위에 많이 있는것이 너무 감사하다.

Friday, May 24, 2013

칭찬의 위력!

주재원으로 실리콘벨리에 발을 디딘지 벌써 15년이 되간다. 초등학교 5학년, 1학년이던 아이들은 이제 성인이 됐다. 세월이 빠르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주재원으로 부임한 동료가 여러 있다. 자녀들 나이도 비슷하고 한동네에 살아서 친하게 지냈다. 주재원 아이들은 미국에 처음 오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ESL반에 배정이 된다. ESL반에서 어느 정도 영어가 되면 일반 학급으로 편입된다. 빠른 아이들은 불과 6개월만에 ESL 졸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2 넘에  ESL 졸업하지 못해 부모들의 속을 태우기도 한다. 자기 아이들이 얼마나 빨리 ESL 졸업하느냐를 가지고 부모들끼리 은근히 경쟁을 하기도 한다.

우리부부는 둘다 영어권에서 공부를 하여 다른 주재원 부부에 비해 영어를 하는편이었다. 사람들은 부모가 영어를 제법 하니 우리 아이들은 금새 ESL 졸업할걸로 예상했다. 우리 부부도 당연히 그렇게 될걸로 생각했다. 그런대 결과는 반대였다.

다른 아이들은 집에서 영어를 하면 그 말이 맞던 틀리던간에 부모들이 너무 신기하고 대견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은 신이나서 영어를 열심히 했다. 반면에 우리 집은 아이들이 집에와서 영어를 하면 "발음이 그게 뭐야!", "문법이 틀렸잖아" 하며 부모들한테 야단을 맞기 일수였다. 아이들은 영어공부에 흥미를 잃었고 집에와서는 아에 영어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 당연히 영어가 안늘었다. 18개월만에 겨우 ESL 졸업했다.

가야금명인 황병기. 그는 원래부터 국악 전공자가 아니었다. 그는 경기중고등학교와 서울법대를 나온 수재다. 그가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반에서 꼴지를 도맡아 하는 문제아였다. 그의 부모가 가정교사를 여러 붙여봤지만 아무 차도가 없었다. 하루는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한 그의 사촌형이 황병기씨 집에 하숙을 하며 황병기씨의 가정교사를 자청했다. 그는 황병기씨가 공책에 도저히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갈겨쓴 글씨를 보고 한심하다고 야단을 치는 대신에 " 글씨를 초등학생 답게 쓰는구나!" 라고 칭찬을 해줬다. 머리 털나고 칭찬이라곤 처음 들어본 황병기씨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사촌형을 따르기 시작했고 형이 시키는대로 공부를 했다. 차츰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고 급기야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인 경기중학교에 합격하고 경기고를 거쳐 서울법대까지 졸업한다.

우리는 칭찬에 극히 인색한 민족이다. 금년 장관후보 청문회만 봐도 어느 장관이 어떤 흠집이있는지는 빠삭하게 알게됐지만 누가 어떤 특기가 있는지, 장점이 뭔지, 과거에 어떤 공로가 있었는지는 전혀 들은바가 없어 모르겠다. 기억에 우리나라 장관이 유일하게 국민과 언론에 칭찬 받은 것은 김장수국방장관이 김정일과 악수를 하며 허리를 굽히지 않았을때인 같다.


감시와 채찍질도 중요하지만, 능력이 있고 뭔가 잘한게 있어서 장관자리까지 올라온 사람들이니 믿고, 격려하고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칭찬해주며 일의 결과를 가지고 평가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요즘 장관들은 마치 야단맞기 싫어서 영어쓰기를 거부했던 우리 아이들처럼 실수를 할까봐 두려워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원세훈전국정원장 대선개입 수사, 4대강 비리 수사, CJ 비자금 수사 등등 검찰은 엄첨 바쁘게 움직이는데 그 외에 다른 부처 장관들은 요즘의 어젠다가 뭔지 전혀 모르겠다.

Friday, May 03, 2013

Cost of mistrust!

최근 신문에서 SAT, LSAT, 토익 등 각종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얼마전에는 미국 일류대학에서 한국학생들이 제출한 에세이나 추천서는 아에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얘기가 돈적이 있는데 이제는 한국학생들의 공인시험성적까지도 도마에 오를 형편이다. 선진국의 문턱을 넘으려고 발버둥치는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는 일들이다.

내 아내는 변호사다. 비밀유지는 변호사의 생명이다. 하지만 너무나 황당한 사건은 아내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가끔씩 들려준다.

얼마전 아내가 이런 케이스를 맡은적이 있다. 가정을 가진 한 남자가 있었다. A라고 해두자. A는 최근에 미국시민권을 신청했는데 시민권 자격심사 과정에서 자기가 오래 전에 결혼을 한 적이 있다는걸 알게된다. 어떻게 된건가 알아보니 A는 오래전에 영주권브로커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했는데 그 브로커가 위장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받다준 것이다. 이런 경우 영주권취득 1~2년 후에 이혼절차를 밟아 신분세탁을 하는게 보통인데 브로커가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거나 아니면 A가 깜빡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 후에 A는 현재의 부인과 결혼을 했고 아이까지 낳았다.

처벌강도가 어떤지는 잘 모르나 미국에서 중혼(重婚)은 엄연한 불법행위다. A는 졸지에 중혼죄로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A가 중혼죄 처벌을 면하려면 혼인무효소송을 통해 과거에 붙은 '딱지'를 떼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A는 영주권사기범이되어 미국서 추방을 당하게된다. 참 딱한 처지다. (그 사건의 결론이 궁금한데 아내가 얘기를 안해줘서 모른다) A같은 사람이 종종 있다보니 정직하게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람들조차 불필요하게
까다로운 서류심사를 받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신정아사건이 떠올랐다. 신정아는 브로커를 통해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인정했지만 자기는 그 학위가 실제 예일대학 학위인 줄 알았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박박우겼다. 즉, 과정은 잘 못 됐지만 자신이 동국대 교수 임용때 제출한 예일대학 박사학위는 진짜 학위로 생각하고 제출 했기때문에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뻔뻔함까지 보여줬다. 이 소문은 예일대학에 쫙 퍼졌을 것이다. 이제 예일대학에서는 한국의 서류위조행위가 얼마나 심한지 다 알게됐다. 앞으로 한국학생이 제출하는 서류를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은 뻔한 사실이다.

불법, 위법, 편법, 탈법... 문제의식이 점점 실종되고 있다. 나 자신만 해도 떳떳지 못한 기억이 수없이 많다. "Cost of mistrust" 즉 불신비용은 전세계적인 문제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심한것 같다. 미국 정부, 대학, 보험회사, 은행 등에서 한국사람들이 제출하는 서류의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의 얌체행위로 발생하는 불신비용은 결국 우리모두가 갚아야 할 빚이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